역시 글은 펜으로 써야 제맛이다. 요즘이야 정말 펜대에 펜촉이 달린 그런 펜은 보기 힘들지만 만년필은 간혹 볼수있다. 나도 만년필을 하나 가지고 있다. 얼마전에 선물받은 몽블랑 145 만년필이다. 한 몇일 잉큰넣기 아까워서 보고만 있다가 큰맘 먹고 백화점에 가서 오천원짜리 카트리지 잉크를 사왔다. 몽블랑이라 카트리지도 비싸다. 펠리칸은 잉크 한 병에 오천원인데 몽블랑은 ^^;;; 첫 카트리지를 넣고 처음 잉크가 나오는 그 순간 감동이었다. 숨이 멎는 것 같았다. 카트리지 잉크가 모세관을 따라 피드에 도달하고 다시 닙사이 가느다란 슬릿으로 흘러들어 이리듐촉에 닿았고 마침네 종이에 적셔졌다. 이미 두자루의 만년필을 '소유' 해 봤지만 이렇게 애착가는 펜은 처음이다. 역시 몽블랑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만족감은 훌륭하다.
저 투톤닙의 화려함을 보라. 이건 펜이 아니라 예술품이다. 몽블랑은 닙을 아직도 철저히 수공에 의해서만 생산한다고 한다. 150여 공정을 거쳐 비로서 하나의 닙이 탄생한다고 하니 이 펜 하나에 깃든 정성이야 오죽하랴. 새 만년필은 제품 보호를 위해서 닙과 피드에 기름칠을 한다고 한다. 그래서 그 기름이 잉크에 다 묻어 나올때까지 약간 필기감이 좋지 않다. 처음에 약간씩 잉크가 끊겨서 조금 의아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기름이 다 빠져나가서 필기감이 아주 좋다. 정말 펜을 쓰고 있구나 하는 기분이 든다. 동독과 서독이 통일에 합의할때 서명에 사용된 펜이 몽블랑 149이다. 또 최근 우리나라에서 APEC 정상회담에서 사용된 만년필도 몽블랑 149이다. 누리마루에 전시되어 있다. 어떤 작가는 몽블랑 149로만 글을 썼다고 한다. 나는 내 몽블랑 p145가 있다. 잉크를 맘 컷 채워주며 아껴주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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